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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엔지니어링업체들 '부서 실행률' 시행

이석종

2013-09-02 13:22:32, 조회 : 358, 추천 : 132

대형 엔지니어링업체들 '부서 실행률' 시행

기사입력 2013-08-30 17:29:17 l

25% 경영지원금 뗀 후 75% 실행률 요구...적자 부서는 연말 구조조정

건설경기침체 이후 물량가뭄에 시달리는 건설엔지니어링업계가 수주한 사업 건별로 부서 실행률을 할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렇게 할당하는 부서 실행률은 대개가 맞추기 힘들 정도로 과하게 책정돼 결국에는 이를 연말 구조조정이나 연봉 차등지급의 빌미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계 매출액 10위권 내의 대형 엔지니어링업체들이 부서별 실행률을 할당해 부서장에게 관리권한을 위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서별 실행률 할당제도란 도로설계 사업 한 건을 수주하면 회사 측이 경영지원금 명목으로 일정금액을 먼저 가져간 후, 나머지 금액으로 직접인건비와 간접인건비 등 사업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부서에서 책임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부서별 실행률은 보통 75~85% 선인데 업계 5위권 내에 드는 대형사 중 3군데가 실행률 75%를 적용한다. 그나마도 경영상태가 안 좋은 경우 경영지원금 명목으로 35%가량을 떼어간 후 부서 예산계획서에는 25%만 떼어간 것으로 처리하는 사례도 있다.

　업계 부서 책임자는 “임원들 임금과 합사 비용 등 간접비까지 모두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실행률 내에서 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결국 외주비용과 인건비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외주업체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업을 받아갈 수밖에 없다. 워낙 헐값이어서 사업을 맡아가면 적자가 나는 것을 뻔히 알지만, 앞으로 일감을 계속 받아야 하기 때문에 거절할 수도 없다는 얘기다.

　한 외주업체 관계자는 “외주비용을 헐값에 처리하는 대형엔지니어링업체들 명단이 있는데 이들 업체의 공통점이 부서별 실행률이 매우 낮다”며 “그나마도 상황이 안 좋으면 외주비용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부서에서 사업예산을 집행하다가 비용이 초과할 것 같으면 외주비용을 일부만 지급한 후 다음 사업 혹은 다음 회기에서 처리해 주겠다며 일명 ‘물려가기’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행률을 65%만 적용하면 사실상 적자가 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며 “부서장이 이미 적자를 감안하고 회사 측과 구조조정 등에 대한 부분을 합의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부서 실행률 할당제도에 대한 불만은 업계 전반에 누적된 상태다.

　부서장 입장에서는 실행률을 초과할까 봐 신규인력 영입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 자연감소하는 인력이 있는데 신규 인력이 충원되지 않으니 남은 직원들의 업무 할당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대형사는 업무수행기간이 2~3년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맡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사업의 경우 실행률 집행은 이미 끝났는데 업무량만 남는다. 결국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부서별 독립채산제를 운영하는 것인데, 용역비용의 대부분은 인건비기 때문에 실행률은 뻔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에는 부서 임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이나 임금 차등지급의 빌미로 활용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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