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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턴키입찰 제도 자체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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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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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1 07:38:51, 조회 : 351, 추천 : 123 |
턴키입찰 제도 자체가 문제다
현 학 봉 ㈜씨플러스인터내셔널 대표
최근 4대강 정비사업 입찰에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를 통과한 건설업체들이 정작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대규모 건설공사임에도 불구하고 업체 스스로 입찰 참여를 포기한다는 것은 정치, 사회적 그리고 기술적 문제점과는 별개로 입찰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4대강 사업은 설계와 입찰을 시공자에게 맡기는 소위 턴키라는 입찰·계약관리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런 턴키사업을 다루는 현행 제도와 이를 집행하는 발주기관의 인식이 올바르지 않다.
턴키는 우리나라 국가계약에 막바로 적용되고 있는 용어가 아니다(국가계약법령에도 턴키라는 용어가 없으며, 설계시공 일괄입찰이라는 것을 그저 턴키라고 부르는 것이다). 다시 말해 턴키는 우리나라에서 고안된 제도가 아니라 국제건설시장에서 입찰·계약관리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문제는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턴키제도의 핵심을 훼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턴키방식의 핵심은 시공자의 자율성이다.
4대강 사업 입찰포기 사태
즉 해당 사업에 대해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기업(이를 위해 PQ를 한다)으로 하여금 설계와 시공을 자기의 경험과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토록 하고 궁극적으로 발주기관이 원하는 목적물을 완성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반대다. 자율성은 극도로 제한하면서 책임은 거의 무한대로 지게 하는 제도로 인식되어 있다. 턴키방식의 핵심적 요소가 극단적으로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책임은 자율성에 비례하여야 한다. 자율성을 많이 확보해 줄수록 책임도 따라서 증대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입찰안내서를 통해 시공자의 자율성은 무시하면서 거의 무한대의 책임(시공자에 대한 보상은 더욱 그렇다)을 지움으로써 사실상 턴키라 부를 수 없는 기형적인 제도로 변질돼 있다.
우리식의 턴키는 그래야 한다는 말인가. 만약 그러한 믿음을 갖고 있다면 우리 건설산업의 앞날이 참으로 암담하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아울러 턴키방식이 진정한 의미의 턴키가 되려면 △설계와 시공의 병행 △총액 보상방식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충족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것 역시 충족치 못하는 제도다.
턴키방식은 설계와 시공을 시공자에게 맡기는 것이므로, 설계를 끝내놓고 시공을 하는 방식이 아니다. ‘기타공사’라 부르는 설계시공 분리입찰 방식이 아니기에 설계를 진행하면서 시공을 병행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입찰 시 기본설계입찰(많은 선투자가 필요한 기본설계를 강요하는 것도 문제인데, 턴키로 발주되는 국제건설공사는 기본설계를 강제하지 않고 개념설계 수준의 설계로 입찰이 이뤄진다)을 하지만 계약은 실시설계가 완성되는 시점에서야 체결한다. 입찰에서 실시설계적격자가 선정되면 실시설계를 하고, 심의과정에서 지적된 문제점들을 모두 반영해 실시설계가 완벽하게 끝나야 계약을 하는 식이다.
‘무늬만’ 턴키, 제도 고쳐야
이런 턴키제도가 기존의 설계시공 분리방식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밖에도 현행 턴키제도의 문제점은 많다. 입찰금액 조정이나 보상방식, 심사절차 등은 개선이 시급하다고 본다.
실시설계를 ‘입찰 당시의 기준’을 적용토록 하고 계약 이후 설계변경을 통해 조정케 하는 것부터 모순이다. 실시설계 시 실제로 적용될 수 없는 설계를 하게 하고, 계약 이후에 실제 적용될 수 있는 설계를 하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부담을 입찰자에게 지우는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적 행태다.
보상방식도 불합리하다. 턴키란 설계와 시공을 시공자가 제안한 방법으로 발주기관이 원하는 목적물을 완성하는 방식이므로 보상방식도 총액이 되어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공자가 설계한 결과로 작성된 각각의 작업에 대한 물량을 정산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설계시공 분리방식의 보상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는 셈이다.
심사제도 역시 혁신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하루 이틀 심사를 통해 방대한 사업의 전문성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턴키는 설계와 시공의 전문성에 대한 게임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작성일 : 2009-09-17 오후 6: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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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해 총 1 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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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키도 문제지만 대안설계의 경우 입찰시 설계를 보완과정에서
발주처가 마음대로 바꾸는 것도 문제다. 물론 입찰 안내서에 발주처가
원하면 바꿀 수 있다는 문구가 들어가있지만, 증액되는 것은 낙찰자가
알아서 해야 되는 것이고, 감액되는 것은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감액과 증액을 적당히 맞추는 경우도 많은데, 결국 주먹구구식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입찰공고전에 발주자가 원하는 목적물에 대한
입찰안내서를 상세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입찰 안내서는 대충
만들어놓고 나중에 '어.. 우리가 원한 건 이런게 아니었는데'
식으로 나오면 곤란하다. 입찰안내서를 설계사 서비스로 시키지 말고,
정식으로 발주해서 면밀히 검토해서 만들어야 한다. |
2009-09-21
07: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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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설계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구조설계미래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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