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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기술 경쟁력 우위의 입찰 제도를 도입하자
이석종  2007-03-10 13:20:43, 조회 : 446, 추천 : 97

건설신문에 난 칼럼입니다. 사실 기술경쟁 우위를 판단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더군다나 평가의 주체인 발주자가 기술에 대해서 잘 모른다면 더욱더 어렵겠죠.
좋은 발주자를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제도가 어떻게 바뀌든 업계가 돈으로 평가하는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
현재상황고 별반 다를 것은 없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씀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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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경쟁력 우위의 입찰 제도를 도입하자

    
건설 산업은 기술 산업이다. 건설 산업의 발전은 기술경쟁력을 그 핵심으로 하고 있다.

기술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건설 산업은 사상누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매우 안타깝게도 정부의 건설 산업 정책의 큰 흐름은 기술이 아닌 가격에 지나치게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시장에서의 입찰제도 역시 철저하게 가격 위주의 평가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국고를 집행하는 재정행위의 특성상 가격부분의 평가를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유경제주의 시장에서 지나치게 가격 경쟁력을 요구할 경우 과연 이러한 정부의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국민적 합의를 얻어 낼 수 있을지가 심히 우려되는 바이다.

가격과 품질은 그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정부의 정책 목표이자 추구해야 할 가치이다. 그러나 지금의 지나친 가격 위주의 산업 정책은 중장기적으로 산업의 기술 경쟁력 발전을 저해시킬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책정된 예산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충분한 가격을 보장하고 오히려 최고의 기술력과 품질을 우대하는 정책을 채택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속담에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비지떡이 맛있다 하더라도 좋은 재료로 정성들여 제대로 빚어낸 찹쌀떡 맛과 어찌 비교할 수 있겠는가?

현재 최저가 입찰방식은 작년부터 300억 이상 공사를 대상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최저가 입찰시장은 용어 그대로 철저하게 가격위주의 평가에 의해 낙찰자를 선정하고 있다.

저가 심의제를 도입하여 평가를 하고는 있으나 이 평가 역시 입찰자의 입찰가격을 단순히 가격적 시각에서만 분석하고 있다.

이 제도는 아예 입찰자의 기술적 대안 제시는 근본적으로 허용하고 있지 않는 입찰제도이다. 주어진 물량 내역서에 낙찰이 가능하리라 예상되는 공종별 단가만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적 관점에서의 견적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입찰방식이다. 한마디로 기술자가 소용없는 입찰제도이다.

다음으로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요구하는 턴키/대안 입찰 분야를 살펴보자.

그나마 이 분야는 현행 입찰제도 중 설계에 의한 기술경쟁을 통해 입찰자의 기술 변별력을 평가하고 있다. 본 제도의 근본 취지가 창의성 있는 우수한 기술력이 반영된 설계를 높이 평가하여 이를 채택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매우 안타깝게도 현실은 우수한 기술력이 반영된 설계 평가와는 전혀 상관없이 낮은 가격을 제시한 입찰을 무조건 높게 평가함으로서 가격에 의해 결정적으로 낙찰자가 선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설계경쟁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한 입찰자라 하더라도 낮은 가격에 의해 높은 가격점수를 획득한 입찰자로 인해 낙찰자 선정에서 탈락하는 매우 불합리한 평가 시스템을 갖고 있다.

즉 거의 덤핑 수준인 60% 수준까지의 가격 경쟁을 인정하고 가격이 낮으면 낮을수록 오히려 이를 높게 평가함으로서 기술경쟁을 추구하는 본 제도의 취지가 근본적으로 훼손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정부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고속도로, 항만시설, 기숙사를 비롯한 학교시설, 하수관거시설물 등을 민간 투자개발 사업을 통하여 조달하고 있다. BTL 이나 BTO 시장들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이러한 분야의 사업 시행자 선정 역시 정부는 가격경쟁에 치우친 평가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서 심각한 부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BTL이나 BTO 사업의 평가는 외견상으로는 기술제안 평가부문과 가격제안 평가부문이 50:50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세부 평가 시스템을 자세히 분석하여 보면 가격에 의한 평가 폭은 거의 절대적인 점에 반해 기술제안에 의한 평가의 변별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따라서 기술능력의 차별화에 의한 사업자 선정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최소한의 형식만 갖춘 허술하고 형편없는 기술적 제안이라 하더라도 낮은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기술능력의 열세를 충분히 극복하고 사업 시행자로 선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이 시장에서 소위 가격을 치고 내려가는 사업 제안자를 당할 길이 없는 것이다.

가격 경쟁에 치우친 낙찰자 선정은 당장 국가 예산 절감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비춰 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조달하는 시설물들은 총 생애주기 개념의 원가 개념과 품질 확보가 매우 중요한 정책적 목표이다. 아울러 기술 개발을 통한 산업의 대외 경쟁력 향상 역시 무엇보다 소중한 정부가 추구해야 할 정책 과제인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정책적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기술능력 우위의 입찰 평가 시스템을 시급히 도입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최저가 입찰에서 순수 내역입찰제를 포함한 입찰자의 다양한 기술적 제안을 광범위하게 허용함으로써 우수한 기술능력을 보유한 입찰자가 상대적으로 우대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현재 건설 산업 주변의 통신산업, IT산업, 각종 소재산업 등 관련 산업들은 눈부신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건설업계의 기술능력의 발전과 향상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 정부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보다 신속하고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우리 건설 산업이 기술 경쟁력이 있는 최첨단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천길주 상무 (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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